[우리말 바루기] ‘얽히고설키다’의 규칙
관계·일·감정 따위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된 경우 ‘얽히고설키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얽히고설키다’는 ‘얽히고섥히다’ ‘얼키고설키다’ 등으로 잘못 사용하기 쉽다. ‘얽히고설키다’를 잘못 쓰기 쉬운 이유는 단어의 받침 표기에 일관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형태를 밝혀 적고자 한다면 ‘얽히고섥히다’고 해야 할 듯하고, 소리를 밝혀 적고자 한다면 ‘얼키고설키다’고 해야 바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얽히고설키다’에는 복잡한 우리말 규칙이 길들어 있다. 우선 ‘얽히고’는 ‘얽다’에 피동 접사 ‘-히-’가 붙어 이루어진 말이다. ‘용언의 어간에 -기-, -리-, -이-, -히- 등의 접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들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얼키다’가 아닌 ‘얽히다’로 써야 한다. ‘섥다’ 역시 피동 접사 ‘-히-’가 붙은 ‘섥히다’는 단어가 존재할 듯하지만 고어사전에는 ‘섥히다’는 단어가 발견되지 않는다. 표준어 규정은 어원이 발견되지 않은 말은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발음대로 ‘설키다’고 써야 한다. 따라서 ‘얽히고설키다’가 된다. ‘얽히고’와 ‘설키다’ 사이를 띄어 써야 할지, 붙여 써야 할지도 헷갈리는 부분이다. ‘설키다’는 어원을 찾을 수 없고 독립적으로 쓰이지도 않으므로 ‘얽히고설키다’를 한 단어로 보는 게 일반적 견해다. 우리말 바루기 규칙 우리말 규칙 피동 접사 표준어 규정